![]() |
함은 혼인 날짜가 정해지면 결혼 전 신랑 집에서 신부 집으로 혼서와 예단을 넣어 감사와 예의를 담아 보낸 데서 유래했다. 이렇게 혼인에 앞서 정혼의 뜻과 감사의 표시로 신랑댁에서 혼수와 혼서를 함에 넣어 신부댁으로 넣어 보내는 것을 ‘납폐’라고 하며 보낼 때에 정중하게 함에 넣어 잘 싸서 보내기에 ‘함’이라는 단어가 생기게 된 것이다. 함을 보냄으로써 집안간의 약혼이 이루어졌음을 주변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예부터 이름 높은 가문은 좋은 함을 대대로 전하면서 집안에 혼례가 있을 때마다 이 함을 돌려썼다. 신부댁에서 함의 내용물을 꺼낸 후 함을 다시 신랑댁으로 보냈기 때문에 대물림이 가능한 것이다. 또한 함의 종류로는 나전칠기를 한 최고급품부터 수를 놓은 것 등 다양했으며 평민들의 경우에는 빌려 쓰기도 했는데 이는 부끄러운 것이 아닌, 빌려서라도 격식을 갖추어서 보내는 것이 인륜지대사를 치르는 조상들의 마음가짐이었다. 결혼이라는 공식적인 행사의 가장 첫 번째 관문인 함을 통해 두 사람이 부부가 된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온 동네방네에 알리게 되며, 그렇기에 함진아비의 역할이 크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러한 미풍양속이 함진아비와 신부측 사이에 금전 관계로 얼굴을 붉히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은 주위의 많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한다. 그래서 종종 신랑이 함을 직접 짊어지고 처가댁에 가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제대로 된 형식과 정성을 다한다면 폐습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함이다. 요즘에 와서는 복잡하고 번거로운 형식에서 벗어나 함을 싸는 경우가 많고, 사전에 미리 적당한 선의 합의를 통해 함 값을 결정해 함 때문에 일어날 문제를 예방하는 커플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 신세대가 원하는 함은 루이비통 같은 멋진 명품 여행가방일 것이고 격식과 예의를 중시하는 어른들이 생각하는 함은 곱게 자수가 새겨진 오동나무 함이나 새나 꽃문양이 그려진 자개함일 것이다. 이렇듯 함의 외관 트렌드가 많이 바뀌고 있는데 함 속에 들어가는 품목들 역시 신부가 원하는 기호에 맞춰 감각적인 스타일로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한복과 함께 두루마기까지 모두 넣었지만 지금은 두루마기는 생략하고 대신 평상복 개념의 한복 한 벌을 더 넣거나 다른 색상의 저고리를 넣어 한복을 입을 때 코디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정장은 무채색의 심플한 디자인에서 색상이 화려하면서도 큐트한 스타일로 점차 신부들의 기호에 맞추고 있다. 예복 같은 느낌을 주기보다는 평소에도 부담없이 입을 수 있다는 점이 신부에게 어필하기 때문. 여기에 정장과 매치할 수 있는 핸드백, 지갑 그리고 구두 역시 컬러나 디자인 면에서 감각적인 스타일로 바뀌고 있다. 예를 중시하는 신랑측에서는 핸드백이나 지갑 속에 들어가는 현물 역시 일반 봉투에 넣어 주던 것을 비단으로 만들어진 돈 봉투에 넣어 다시 지갑 속에 넣어 줌으로써 그 정성을 엿보이기도 한다. ![]() 오곡 주머니는 함에 가장 먼저 들어가는 내용물로 각기 다른 색상의 주머니 안에 행운을 기원하는 내용물을 넣은 다음 함의 사방과 중앙에 놓는다. 분홍색 주머니의 목화씨는 자손과 가문의 번창을 의미하며 서북쪽에 놓고, 붉은색 주머니의 팥은 잡귀나 부정을 쫓으란 의미로 서남쪽에, 노란색 주머니의 콩은 며느리의 심성이 부드럽기를 바라는 것으로 중앙에 놓는다. 파란색 주머니에는 찹쌀을 넣어 부부의 백년해로를 기원하여 동북쪽에 놓고, 연두색 주머니에는 향나무 깎은 것을 넣어 미래를 기원하는 의미로 동남쪽에 놓는다. 또한 청색 비단은 홍색 종이에 싸서 청색 명주실로 묶고, 홍색 비단은 청색 종이에 싸서 홍색 명주실로 묶는다. 명주실은 매듭을 짓지 않고 쉽게 풀릴 수 있게 동심결로 얽어서 결혼 후에도 일이 술술 잘 풀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청 채단은 아래에, 홍 채단은 위에 넣는다. 요즘에는 청홍색 채단 대신 신부의 한복을 넣는 경우가 많다. 함 보낼 때 & 받을 때 ![]() 함을 받을 때는 병풍을 두르고 바닥에 화문석을 깔고 붉은 보자기를 덮은 상을 내놓는다. 상 위에는 정한수를 올리고, 찹쌀과 팥을 섞어 찐 봉치떡을 시루 째 올려 보자기를 덮어둔다. 함은 봉치떡 시루 위에 올려놓았다가 받으며 신부의 아버지가 함을 반쯤 열고, 먼저 혼서지를 꺼내 본 후에 안으로 들인다. 봉치떡은 신랑신부와 부모, 형제 등 함께 자리한 사람들이 나눠먹으며 두 사람의 화합을 축복한다. 함은 신부의 부모가 받는데 이때 한복을 입고 맞이하며 신부는 노랑저고리에 다홍치마를 입도록 한다. 함을 받은 답례로 신랑의 옷을 준비하는데 요즘에는 한복 대신 양복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방으로 옮겨진 함을 받은 신부 어머니는 채단을 꺼내는데, 이때 홍단을 먼저 꺼내면 첫 아들을 낳는다고 한다. |
![]() 시루떡은 절대 바깥에 돌리지 않는다? - 지방에 따라서 시루떡을 쪄놓고 그 위에 함을 받기도 한다. 이것은 평생 배고프지 않기를 기원하는 뜻이 담겨 있다. 이때의 시루떡은 절대 담장 밖으로 나가서도 안 되고, 칼로 베서도 안된다고 한다. 원만한 결혼생활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도 전한다. 식구들만 먹는 정도이므로 준비할 시루떡의 양은 반말이면 적당하다. 시루떡의 콩은 가루를 내지 않고 통으로 해야 하며 칼을 대고 자르지 않고 손으로 찢거나 주걱으로 떠서 먹는다. 청사초롱은 어디서 구해야 할까? -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곳은 한복집. 청사초롱은 대문 밖에 밤새도록 켜놓고 초롱까지 다 타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전통 예법이다. 함값은 얼마가 적당할까? - 대부분 30~50만원 선이라고 보면 된다. 신랑신부들의 수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1백만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가격을 책정한다. 함값을 신랑 친구들에게 주면 신부 친구들에게 꽃값으로 일부를 떼어주고 나머지는 술값으로 사용하게 된다. 술값으로 사용하고 남은 돈은 신혼여행 비용으로 준다고 한다. |
2005년 01월호 186~187페이지 |
Graceful Tradition( 이바지 ) (0) | 2005.06.28 |
---|---|
트러블 없이 예단하는 법 (0) | 2005.06.28 |
Household Buying Checkpoint (0) | 2005.06.28 |
전문가가 들려주는 예물 고르기 노하우 - Perpetual Love, Valuable Present (0) | 2005.06.28 |
결혼 전 제대로 알기 함과 예단 (0) | 2005.06.28 |
댓글 영역